하나님이 기뻐하는 제사
히브리서11:1-12
한국교회의 초창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장 어려운 장벽이 둘 있는데 그 첫째가 조상숭배요, 둘째가 술과 담배 문제입니다. 사실 “예수는 믿고 싶으나 조상제사 때문에 곤란하다” “나는 장손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라는 핑계가 단순한 핑계가 아닙니다. 예나 오늘이나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미신을 버리며 조상에 대한 제사를 버리고 나서야 가능한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8세기 말엽에 천주교가 한국에 전래된 이래 조상숭배와 제사를 미신으로 여겨 이를 금지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문제화 하여 1791년에 큰 박해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신해교난(辛亥敎難)이라고 합니다. 그 발단은 단순히 진산의 윤지충이란 천주교도가 어머니의 유언대로 조상의 신주를 불살라 버리고 제사를 지내지 아니했다는데서 생긴 것이었지만 오늘도 이 문제는 심각합니다. 더구나 그 후 천주교에서는 박해에 굴복하여 조상제사를 허용하고, 얼마 전에는 성공회도 역시 조상제사를 허용하게 되자 우리 기독교인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 몸을 가지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제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히브리서 기자는 아벨과 가인이 드린 제사를 소개하면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드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의로운 자라는 증거를 얻었습니다. 결국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믿음의 제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참 제사가 무엇인지 바로 알고 우리 자신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제사로 드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1.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살아 계신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입니다.
먼저 우리는 죽은 조상의 혼이 결코 예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 누구의 혼도 종교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신앙 위에서 효도를 이해해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바른 신앙입니다. 천주교에서 하듯 어떤 성자나 위인도 제사나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자신의 조상도 숭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효도와 제사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믿음으로 아벨은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아벨은 분명히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뿐 아닙니다. 아벨의 제사를 시작으로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믿음의 조상들이 모두 하나님께 제사 드렸습니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하나님께’ 제사 드렸다는 점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께 제사 드렸습니다.
제사는 신과의 만남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의 대상이 누구인가는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무릇 이방인이 제사하는 것은 귀신에게 하는 것이요 하나님께 제사하는 것이 아니니 나는 너희가 귀신과 교제하는 자가 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라”(고전 10:20)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제사를 통하여 조상과 만난다고 생각하였지만 돌아가신 부모나 조상은 그 제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자리에 귀신이 앉아서 무지한 사람들의 제사와 섬김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거룩한 만남을 뜻하는 것입니다. 만남에는 서로를 믿는 신뢰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나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6절)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믿고 드리는 제사가 믿음의 제사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이 우리의 제사를 받으시고, 우리와 만나주시며, 우리에게 응답과 상을 주신다는 사실을 믿고 드리는 제사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의 제사입니다.
2.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말씀에 순종하는 제사입니다.
사실상 우리의 관혼상제 의식을 보면 그 유래와 본 뜻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저 제사의 형식만 남아서 시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역사적으로 이 관례․ 혼례․ 상례․ 제례 네 가지 의식은 우리의 전통적인 민속의식으로 소중히 지켜 왔습니다.
남자가 20세 성인이 되어 갓을 쓰는 성인식과 여자가 15세에 비녀를 꽂는 관례와, 결혼식을 올리는 혼례, 장례절차를 의미하는 상례, 제사를 지내는 제례를 말합니다. <오천사람 계중에 망하고, 장기사람 제사에 망한다>
이것이 없이는 사람이 사람구실을 못한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뜻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생각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그저 그대로 지키며, 지키는 자체에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되돌아보십시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성행하여 제사를 지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고려와 새 왕조와의 '근본적인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불교 대신유교를 조선의 종교로 만들게 되었습니다.<얼마나 장엄 했겠는가?>-영의정, 좌의정,--------- 조선왕조 500년을 지나오면서 유교의식에 따라 조상숭배가 지켜지는 동안 부유층에서는 허례허식으로 지나친 형식주의에 빠져들었습니다. 반면에 일반 서민층에서는 순수한 내용과 의미도 모르고 형식에 매여서 미신적인 제사만 되풀이해 온 셈입니다. 더구나 제사를 잘 모시면 조상이 복을 주고 제사를 소홀히 하면 조상이 노하여 화를 당한다는 다분히 미신적인 기복신앙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조상제사를 비롯한 이방제사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그 속에는 신의 가르침이나 윤리, 도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은 신이 인간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살아라’ 하고 간섭하는 것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드리는 제사나 받고 복을 주면 그만이지 왜 잔소리가 많으냐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조상에게 제사를 드리는 시간에도 그 조상께서 남기신 교훈을 듣거나 그 분의 생애를 더듬어 보는 시간이 없습니다.
제사 방식이 몸에 밴 사람들은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면서 설교시간을 가장 지루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사람들은 지루하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할 때 “또 설교 하는거냐?” 하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 하나님이 받으시는 믿음의 제사는 말씀이 있는 제사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바르게 전달되고 그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제사보다 값진 제사는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즉 제물)보다 나으니”(삼상 15:22) 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번제나 다른 그 어느 제사보다도 하나님의 목소리 순종하는 것을 더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노아를 보십시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방주를 예비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 순종하여 갈 곳도 모르고 떠났습니다. 더구나 사랑하는 자식을 제물로 바치라는 말씀에도 기꺼이 순종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않았습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하나님의 말씀에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입니다.
3.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약속에 근거한 제사입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든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아직 비가 땅에 내리지 않았던 듯합니다. 혹시 비가 있었다 해도 생물들을 멸절시킬만한 홍수는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는 홍수로 멸하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노아의 가족은 구원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믿었기에 그 오랜 세월 방주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고향과 친척을 떠난 것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0세에 얻은 독자 이삭을 제물로 바칠 수 있었던 것도 약속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17-19절을 읽어보십시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그는 약속을 받은 자로되 그 외아들을 드렸느니라. 그에게 이미 말씀하시기를 네 자손이라 칭할 자는 이삭으로 말미암으리라 하셨으니 그가 하나님이 능히 이삭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
기독교는 약속의 종교입니다. 기독교의 중심은 언약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약속의 책이라 부릅니다. 예수 그리스도 이전의 책을 구약, 예수 그리스도 이후의 책을 신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약속을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일의 기약보다는 오늘 눈에 나타나는 결과를 요구합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각종 공약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그 많은 약속들 가운데는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보아도 도저히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약속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무어라 공약을 하건 사람들이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약(公約)을 공적인 약속이라고 믿는 것이 아니라 공약(空約) 즉 헛된 약속이라고 믿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4-5년이 지난 후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약속은 믿을 수 없습니다. 고의적으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고 또한 지키실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이십니다. 이렇게 우리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기에 그 분에게 경배하며 그분에게 제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여러 가지 제사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은 속죄 제사였습니다. 그 제사들은 피를 흘려 뿌려서 드렸고 제물을 온전히 불살라 드렸습니다. 그러나 이 제사는 하나님께 드리는 뇌물이 아니었습니다. 이 제사로 하나님의 진노를 막고 이 제사를 드려서 큰 복을 받아 내자는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만약 이런 의도로 드리는 제사는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산 것을 성경 여러 곳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이사야 1장). 하나님은 부정한 제물을 다시는 가져오지 말라고 책망하셨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제사의 더욱 귀중한 신학적인 의미는 이 제사들은 계시적이요 예표적이라는 점입니다. 하나님께서 죄인인 우리 인간들을 그의 자녀로 삼으시고 만나 주시기 위해서 하나님 자신은 엄청난 희생을 지불하셨습니다. 당신의 아들 독생자를 희생 제물로 드렸습니다. 십자가의 희생 안에서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을 사랑하시며 그 사랑을 확증하여 주셨습니다. 그 역사적인 예표가 곧 제사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공의로운 사랑이 구체적으로 상징화되어 계시된 것이 제사이며 제물입니다. 따라서 결정적인 제사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농사를 짓던 가인은 땅의 소산물을 가져다가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지만 하나님은 받지 아니하셨습니다.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이 명하시지 않은 다른 불로 제사를 드리다가 하나님 앞에서 죽었습니다. 사울 왕도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지만 버림받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그런 제사를 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의로운 자라는 증거를 받았습니다. 에녹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그의 삶이 곧 제사였습니다. 노아, 아브라함, 사라… 이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산제사를 드린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어떤 제사로 하나님께 드리시겠습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믿음의 예배를 드림으로 하나님의 크시고 놀라운 축복의 주인공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